바이오헬스케어 투자를 위한 배경지식_센트럴 도그마
- Kyoung-Hwan Choi
- 2021년 2월 7일
- 3분 분량
1. 생물학의 중심, 센트럴 도그마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을 이해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은 먼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현상을 이해하는 것으로, 그 중심에는 ‘센트럴 도그마 (Central dogma)’라는 개념이 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분자생물학의 중심원리’라는 뜻으로,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는 DNA로부터 RNA가 만들어지고, 이로부터 단백질 (Protein)이 만들어 진다는 개념이다.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의 적용점을 살펴보면 센트럴 도그마의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약을 개발 할 때 타겟 유전자(DNA)를 포함한 상당히 복잡한 약물 작용 기전을 밝히는 연구들이 진행되지만, 대부분 관련된 단백질 발현 경로를 차단하거나 활성화에 대한 연구들인 것이다. 이렇듯 생물학의 중심이 되는 개념을 이해한다면,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의 진행과 변화에 대해 누구보다 손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센트럴 도그마]

(1) 복제: DNA에서 DNA로
센트럴 도그마의 첫번째 단계는 DNA에서 DNA로 정보가 전달되는 ‘복제 (Replication)’과정이다. DNA는 이중 나선 구조로, 자기 스스로를 똑같이 복제한다. 인간은 단 한 개의 세포(수정란)에서 수없이 분열해 수조개의 세포를 가진 생명체가 되고, DNA 복제 덕분에 모든 세포는 100% 똑같은 유전자를 가질 수 있게 된다. DNA 복제 원리는 ‘고장 난 지퍼’를 상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고장 나서 가운데가 벌어진 지퍼의 양쪽 가닥에 지퍼 조각이 차례로 끼워 들어가 결국 2개의 지퍼를 만드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효소는 DNA 중합효소 (DNA Polymerase)이며, DNA 복제에는 DNA 중합효소 외에도 수십 개의 단백질이 관여하고 있다. 이중나선을 풀어주는 효소, 풀어준 단일 가닥의 DNA를 붙잡아주는 단백질, DNA의 빈 곳을 메꿔 주는 효소, 오류를 정정하는 효소 등 다양한 단백질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 DNA가 오류 없이 복제되도록 한다.
(2) 전사: DNA에서 RNA로
두 번째 단계는 DNA에서 RNA로 정보가 전달되는 ‘전사(transcription)’ 과정이다. RNA는 DNA와 비슷한 구조의 핵산이다. DNA가 데옥시리보오스를 뼈대로 사용하는 대신 RNA는 리보오스를 사용하고, DNA가 티민(T)을 염기로 사용하는 대신 RNA는 우라실(U)을 사용하는 것이 다르다. RNA는 기능에 따라 3가지로 나누는데, 이중 전사에 관여하는 RNA를 mRNA(messenger RNA)라고 부른다. 전사를 간단히 설명하면 ‘DNA 중 필요한 일부 정보를 mRNA에 베끼는 것’이다. 이렇게 DNA 정보를 베낀 mRNA는 세포핵 밖으로 빠져나와 단백질을 만들 준비를 하게 된다. 요리로 비유하자면 DNA는 비법이 적힌 원서이며, mRNA는 책에서 필요한 페이지 일부를 복사한 복사본이다. 왜 DNA를 그대로 쓰지 않고, mRNA에 복사해 사용할까?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는 매우 긴 분자이며, 똘똘 뭉쳐 있어 그대로 쓰기 불편하다. 또한 DNA는 훼손돼서는 안 되는 중요한 정보이므로 핵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mRNA에 복사해서 내보내는 것이다. RNA 중합효소가 DNA의 특정 부위에 붙으면 DNA 두 가닥이 벌어지고 사슬이 풀린다. RNA 중합효소가 이동하면서 DNA의 염기서열에 상보적으로 염기를 붙이며 mRNA를 만든다. 이때 아데닌(A)에 상보적인 염기는 티민(T) 대신 우라실(U)이 된다.
(3) 번역: RNA에서 단백질로
핵 속에서 만들어진 mRNA는 핵 밖으로 빠져나와 세포내 소기관인 리보솜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mRNA의 정보에 따라 아미노산이 순서대로 결합해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즉, 센트럴 도그마의 세 번째 단계인 ‘번역(translation)’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염기가 4종류뿐인 DNA 혹은 RNA가 어떻게 20종의 아미노산의 정보를 지정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실 이런 이유로 과거 과학자들은 DNA보다 단백질이 유전물질의 후보로 생각했었다. 1966년 미국의 로버트 홀리와 마셜 니런버그, 고빈드 코라나가 이 문제를 해결했다. DNA로부터 전달된 RNA의 유전정보는 염기 3개가 하나의 특정 아미노산을 지정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염기서열을 바꿔가며 DNA의 정보가 아미노산에 어떻게 대응되는지 일일이 밝혀냈다.
‘단백질을 만드는 공장’인 리보솜은 단백질과 RNA가 결합한 거대한 복합체다. 리보솜의 구성요소인 RNA를 rRNA(ribosomal RNA)라고 부른다. 이곳으로 tRNA(transfer RNA)가 아미노산 분자를 하나씩 가져오면 리보솜이 이들을 순서대로 결합시켜 단백질을 만든다. tRNA마다 가지고 오는 아미노산이 정해져 있다.
2. 센트럴 도그마의 예외가 되는 현상
앞서 설명한 생명체의 정보가 센트럴 도그마처럼 DNA, RNA, 단백질 순서로만 흐르는 것은 아니다. 1975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기존 센트럴 도그마에 정면으로 반박한 연구에 돌아갔다. 미국의 데이비드 볼티모어, 레나토 둘베코, 하워드 테민은 RNA에서 DNA를 만드는 RNA복제효소를 발견했다. 레트로 바이러스는 RNA를 유전물질로 갖는데, RNA에서 DNA를 합성한 뒤 숙주의 DNA에 끼어들어간다. 또 RNA에서 RNA로, DNA에서 단백질로 직접 정보가 전달되는 사례도 드러나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광우병의 원인으로 지목된 프리온 단백질도 기존 센트럴 도그마를 반박하는 예다. 변형된 프리온은 정상 단백질과 결합해 변형시키는 성질을 갖고 있다. 즉, 센트럴 도그마의 설명대로 DNA, RNA, 단백질로 정보가 흐르는 대신, 단백질에서 단백질로 정보가 흐른 특별한 예인 것이다.
센트럴 도그마에 속하지 않은 특별한 사례들이 밝혀지고 있지만 분자생물학에서 센트럴 도그마의 영향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센트럴 도그마가 밝혀진 덕분에 그동안 인간이 개입할 수 없었던 생명체의 생명 현상을 맘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됐으며, 무엇보다 생명체의 생명활동에 대한 통찰력 있는 시야를 제공해 주고 있다.
3. 용어사전
* DNA (deoxyribonucleic acid, 디옥시리보핵산)
DNA는 살아있는 모든 유기체 및 많은 바이러스의 유전적 정보를 담고 있는 실 모양의 핵산 사 슬이다. DNA는 염색체의 주성분으로 유전 정보를 염기 서열로 암호화하여 저장한다.
* RNA (ribonucleic acid, 리보핵산)
핵산의 일종으로 유전자 본체인 디옥시리보핵산(DNA)이 가지고 있는 유전정보에 따라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할 때 직접 작용하는 고분자 화합물이다. RNA에 아미노산이 달라붙어 특정한 과 정을 거치면 생명체의 기본인 단백질이 된다. DNA를 구성하는 염기는 A(아데닌)-G(구아닌)- C(시토신)-T(티민)등 네 가지가 있는데 RNA는 티민(T)대신 우라실(U)이라는 염기가 들어간다.
* 단백질 (Protein)
아미노산이 펩타이드 결합을 하여 생긴 여러 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고분자 화합물로써, 세포를 구성하고 생체 내 물질대사의 촉매 작용을 하여 생명 현상을 유지하는 물질이다.
* 중합 효소 (Polymerase)
DNA 중합효소(DNA Polymerase)는 DNA 복제를 돕는 효소이다. 이런 효소들은 주형(template) 으로 읽히는 DNA 가닥을 따라서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DNA단량체)의 합성을 촉매한다. 새로 합성된 분자는 주형에 상보적이며 주형의 짝이 되는 가닥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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